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보상체계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단기 성과에 치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배구조 역시 은행권 등에 비해 질적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상황이라 모범관행을 통해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보험업 특성을 반영한 보험업계 표준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2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진행한 '제6차 보험개혁회의'에선 이같은 내용의 '보험사 성과체계 개편 등 보험사의 장기·안정적 경영 유도방안'을 논의했다.
변동급 비현금자산·성과평가 비재무적 지표 확대
금융당국은 보험사 보수체계와 성과평가 체계를 개편한다. 보험상품의 경우 만기가 '초장기'인 상품이 대부분이라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경영이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적 경영 성과를 반영하지 못하는 보상체계로 인해 가시적·단기성과 창출에 집중하는 경영 행태가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우선 보수체계의 고정급과 변동급 비율을 균형있게 구성토록 했다. 건전성 수준을 고려해 회사별 성과보수 규모를 설정한다. 특히 변동급 중 비현금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보수 이연제도 등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이연보수 조정기준을 명확히 한다.
성과평가체계는 임원 직무 특성 등을 고려한다. 기업의 장기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비재무적 지표(규제준수, 소비자보호 등)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평가 산정기준과 이연보수 조정정책 등을 공시하고 해당 정책이 변경되면 변경 사유를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각 보험사는 올해 모범관행을 자율적으로 반영하는 준비기간을 갖고 내년 1분기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시범운영 기간 중에는 금융당국과 업계 간 소통 체계를 운영해 해석상 모호한 부분을 해소하고 명확화하는 등 과정을 거친다.
금융당국은 시범운영 결과 등을 고려해 모범관행을 구체화하고 금융당국이 보험사 경영 전반을 평가하고 적기시정조치 판단 기준이 되는 경영실태평가(RAAS) 반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지배구조도 개선…보험권 표준내부통제기준 마련
보험사 지배구조 질적 개선이 필요한 만큼 국제기준 가이드라인과 은행권 사례 등을 참고한 보험사 지배구조 모범관행도 마련한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선 사외이사 지원조직을 설치하고 지원조직 업무총괄자에 대한 이사회 보고 권한을 부여한다. CEO(최고경영자) 전 단계에 걸친 경영 승계계획을 마련하고 이사회는 승계계획 적정성을 점검하고 보완한다.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 확보를 위한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사외이사 임기 등에 대한 적정한 관리기준도 만든다. 이사회와 개별이사에 대한 평가를 연 1회 이상 실시하고 선임계리사에 주요한 이슈에 대한 보고 수령권을 부여하는 등 보험계리조직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보험업 특성을 반영한 보험권 표준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한다. 금융사는 지배구조법에 따라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하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하고 관련 협회는 표준내부통제 기준을 제정해 소속 금융사에 사용을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권은 다른 금융권과 달리 표준내부통제 기준이 없는 상태다.
보험권 표준내부통제 기준은 지배구조법상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회사 업무분장과 업무수행 시 임직원 준수절차 등 사항을 모두 기재한다. 내부통제 항목별로 구체화된 관리기준 마련 의무도 부여한다.
상품개발과 보험모집, 계약심사 등 보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준수해야 할 기본원칙도 규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보상체계 모범관행과 마찬가지로 올해 준비기간을 갖도록 하고 내년 1분기부터 시범운영 한다. 보험권 표준내부통제 기준은 생·손보협회 자율규제를 통해 보험권 책무구조도 제출 기한인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보험업은 다른 금융권보다 긴 시계를 가진 만큼 회사 보수와 성과체계 등도 장기적 이익에 부합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국제적 정합성에 맞게 회사 성과체계와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