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1440원대로 소폭 내려앉았던 원·달러환율이 이번주 1450원대에 머무르면서 금융지주 보통주자본비율(CET1) 변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CET1은 금융지주 자본적정성 지표다. CET1 13%대를 사수해야하는 금융지주들은 원·달러환율 추가 상승을 조마조마하게 쳐다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지난 10일 1459원, 11일 1453원, 12일 1452원, 13일 1455원, 14일 1453.8원에 거래됐다. 이달 초 저점이었던 1446원보다 많게는 13원 뛰어올랐다.
4일부터 이날까지 합산한 이달 평균 원·달러환율은 1452.51원이다. 올해 1월 평균 원·달러환율인 1455.79원보다는 3.28원 적지만 2월 평균인 1445.56원보다는 6.95원 올랐다. 계엄 사태로 급등했던 지난해 12월 원·달러환율 1434.42원보다도 18.09원 높다.
이달 남은 영업일 동안 원·달러환율이 현 수준에 머무른다면 이달 평균 원·달러환율은 지난해 12월보다 높게 기록된다. CET1은 매 분기 마지막 달을 기준으로 한다. 업계에서는 이미 올해 1분기 CET1은 지난해 말보다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ET1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이다. 위험가중자산에는 외화 대출 자산이 포함된다. 원·달러환율이 오르면 외화 대출 자산도 증가, CET1은 하락하게 된다. 통상 원·달러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은 1~3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CET1은 KB금융이 13.51%, 하나금융은 13.13%, 신한지주는 13.03%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12.08%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언하긴 이르지만 평균 원·달러환율만 고려한다면 각 사 CET1은 지난해 말보다 0.01%포인트에서 많게는 0.03%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달 평균 원·달러환율이 1454원을 넘어서면 0.06%포인트 하락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은 CET1 13%대 유지가 목표다. CET1 13%를 넘어서면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아울러 CET1이 높을수록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도 커지기 때문에 금융지주들은 더욱 13%대 사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나아가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 중반으로 고착화 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CET1 상승은 물론이고 13%대 유지도 버거워진다. 1450~1460원 정도를 상단으로 두고 올해 CET1 관리 계획을 세웠지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관리하면서 CET1 비율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목표 수준 이내로 통제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각 사들은 원·달러환율이 1400원 초반대로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1400원 선으로 내려앉으면 주주환원 정책도 무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