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자 금융권이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다. 미국 트럼프 정부 상호관세와 국내 정세 혼란, 고환율 등 겹악재가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모니터링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주 임원 긴급회의를 열었다. 금융시장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지주 임원 및 전 계열사 전략담당 임원이 포함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주말에도 비상 대응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자금시장 동향, 환율 변동 추이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사업과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진옥동 회장이 그룹 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했다. 국내외 정세 변동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계열사별 CEO가 주재하는 대응 전략회의도 열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국내외 정책 영향 및 이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외환 및 자금 시장 등 유동성 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 이후 지주사와 주요 관계사 임원들이 그룹 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열고 리스크 상황 점검에 들어갔다. 하나금융은 탄핵 선고 결과에 따른 향후 정국 혼란 지속 및 시장 변동성 확대에 철저 대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특히 환율 변동 관련 대응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 중이며 수준에 따라 파생상품 등 환율 민감자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금융, 중기·소상공인 6.3조 금융지원
하나금융이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로 경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긴급 금융지원에 나선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을 통해 소상공인을 위한 우대 대출 6조원을 추가 집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운영 중인 '주거래 우대 장기 대출'의 한도를 3조원 증액하고 이에 더해 3조원 규모의 금리우대 대출을 신규로 출시할 예정이다.
관세 피해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기업에 대해서는 △원금상환 없이 기한연장 △분할상환 유예 △금리감면 △신규자금 지원 등 다양한 금융혜택도 병행한다. 관세 조치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자동차 부품 업체의 운전자금 지원을 위해 이달 중 신용보증기금과 240억원 규모의 신규 보증 협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IB, 여의도 집결
우리은행 기업금융(IB)그룹이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로 지난 2일 이전 완료했다. 이번 이전으로 우리금융그룹의 자본시장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PE자산운용에 더해 우리은행 IB그룹까지 모두 여의도로 집결하게 됐다.
이전 행사에서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인수금융, 대체투자, 구조화금융 등 IB분야 협업을 위해 의기투합할 것을 다짐했다.
우리나라의 금융 중심지인 여의도는 국내외 주요 증권사, 사모퍼드(PE), 자산운용사들은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IB조직을 이전하며, 금융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IB그룹의 거점을 여의도로 옮겼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IB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IBK기업은행, 쇄신 속도 박차
기업은행은 지난 1일 'IBK 쇄신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업무프로세스와 내부통제 및 조직문화 쇄신 방향 등을 논의했다. 쇄신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외부전문가 3명과 기업은행 준법감시인 및 경영전략 담당 부행장이 내부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장으로는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내정됐다. 송창영 변호사와 김우진 서울대학교 교수가 외부위원으로 확정돼 쇄신 범위나 대상에 제한 없이 기업은행 업무 전반에 대한 고강도 쇄신을 전담할 계획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882억원 규모 부당대출 금융사고가 드러나자 강도 높은 쇄신을 약속하며 IBK 쇄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쇄신위원회 구성도 쇄신 계획의 일환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쇄신안의 조기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소상공인에 100억원 규모 이자 환급
KB국민은행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이자 상환부담 완화를 위해 총 100억원 규모의 '지역신용보증재단 및 신용보증재단중앙회(지역신보) 전환보증 대환대출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현재 '지역신보 보증부대출'을 이용 중인 차주라면 최대 5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는 보증부대출 상품인 '지역신보 전환보증 대환대출'로 전환, 원리금 상환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이번 이자 캐시백은 올해 12월31일까지 지역신보 전환보증 대환대출을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환일로부터 1년 동안 납부한 이자 중 2%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원금액(총 100억원) 소진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기존 지역신보 보증부대출을 이용 중인 고객은 전환보증 대환대출 신청에 제한사항이 없으며 신규 보증부대출로 전환 시 부과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