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의 오프라인 점포와 모집인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카드업황이 악화하며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에 나선 데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영업 채널의 변화가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의 국내 영업점포(지점·출장소·사무소)는 184개로 전년(191개)보다 7곳 줄었다. 

같은 기간 카드 모집인 수 역시 4033명으로 전년(5818명) 대비 1785명(30.7%) 감소했다. 2016년 말까지만 해도 카드 모집인 수는 2만명이 넘었으나, 2020년에는 9217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채널을 통한 회원 모집이 활성화하며 1만명 아래로 줄어든 것이다. 이후에도 모집인 수는 계속해서 줄어 5000명 이하로 주저앉았다. 가장 최근인 3월 말 기준 모집인 수는 3766명으로 집계됐다. 

모집인 수가 줄며 카드사 모집비용도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연간 모집비용은 6271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8417억원)보다 25.5% 감소한 것으로 1년새 2000억원이 넘게 줄어든 수치다.

카드사들이 대면 영업 채널을 축소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 때문이다. 특히 카드수수료 인하로 가맹점 수익 비중이 줄면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업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가 벌어들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8조1862억원으로 전년(8조1023억원)보다 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9.0%로 전년(30.2%)보다 1.2%포인트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는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들어 카드사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카드 모집인의 경우 발급 건수당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데다 모집인 교육 등에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점포 관리 비용까지 합치면 모집인 1인당 4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간다. 

또 최근 들어서는 모집인에게 카드를 신청, 발급받는 소비자들도 줄었다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카드사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온라인 발급이 편리해지며 소비자들이 굳이 모집인을 찾지 않게 됐다는 것이 이유다.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가 늘어난 것도 모집인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PLCC는 카드사가 특정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해당 브랜드에 혜택을 몰아주는 카드다. 범용 신용카드보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한정되나, 해당 브랜드의 충성 고객이라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데 드는 모집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마케팅 역시 해당 브랜드사와 공동으로 진행해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PLCC카드가 늘어날수록 제휴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증가한다는 점은 부담일 수 있지만, 손쉽게 고객 유입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카드를 발급받는 소비자에게는 연회비를 감면하는 등 추가로 혜택을 더 줄 수 있지만, 카드 모집인들을 통한 영업은 추가 혜택을 주는 게 쉽지 않다"며 "애초에 소비자들이 대면을 꺼리는 경향이 짙어진 것도 모집인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