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에서 벗어난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을 전망이다. 여기에 예대마진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호실적에 힘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리딩금융' 쟁탈전에서는 KB금융이 신한지주를 1000억원대 차이로 따돌리고 승기를 잡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어 하나금융이 3위, 우리금융은 4위로 점쳐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 분기 순이익./그래픽=비즈워치

14일 금융권 및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 합산 예상 지배주주순이익은 4조8013억원이다. 직전 합산 역대 최대치였던 2023년 1분기(4조8323억원) 실적에 버금간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 순이익이 1조5928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51.8%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예상 순이익은 1조4404억원, 하나금융 1조334억원, 우리금융은 7347억원이다. 신한지주 예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 오르는데 반면 하나금융(5.8%↓)과 우리금융(10.8%↓)은 소폭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ELS 지나가고 높은 예대마진차 왔다 

지난해 1분기 금융지주들은 홍콩 ELS 손실 배상으로 수천억원의 타격을 입었다. KB금융이 634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신한지주가 2080억원 정도 손실을 봤다. 올해 1분기는 지난해 대규모 ELS 손실을 딛고 반등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또한 홍콩 ELS 손실에서 벗어났으나 올해 초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하나금융이 약 800억원, 우리금융은 약 17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높았던 예대마진차도 금융지주 실적을 끌어올린 요소로 거론된다.  예대금리차는 은행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격차로 커질수록 은행에 이익이다. 은행은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로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90% 정도의 실적 비중을 차지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대마진차는 KB국민은행이 1.26~1.33, 신한은행 1.44~1.46, 하나은행이 1.49~1.65, 우리은행은 1.48~1.64를 기록했다. 4사 합산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던 2023년 1분기의 예대마진차 수준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자이익 증가와 ELS 배상비용 소멸에 따라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경기악화에 기업대출 부실

다만 기업대출 연체율이 실적 상승폭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1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 말 대비 0.11%포인트 올랐다. 경기 상황을 미루어보아 2월과 3월에도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 대비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중소기업만 따로 떼서 보면 올해 1월 연체율이 0.77%에 달한다. 2017년 1월(0.74%)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연체율은 이보다 더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분기말 연체채권을 상·매각 하기 때문에 연체율은 하락하는 게 통상적이나 이를 감안해도 3월 연체율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