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직전 토스 만보기를 활성화한다. 집까지 걸어가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매일 걷고 혜택 받기'도 시작했다. A씨가 퇴근길 사용하는 만보기앱은 4개. 하루 평균 걸음 수 1만보를 채우고 한 달 동안 모은 돈은 1만원 남짓이다. A씨는 "만보기앱 시작 후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건 이걸로 지불하고 있다"면서 "소액이지만 아끼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앱테크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많아야 한 달에 1만~2만원 버는 정도지만 직장인들의 소소한 부업으로 여전히 인기다. 특히 중장년층 반응이 뜨겁다. 주요 앱테크 가입자를 살펴보면 4050세대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 대체로 4050세대는 2030세대 대비 절약 정신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에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적지만 확실한 용돈벌이

앱테크에 불을 지핀 건 다름 아닌 인터넷뱅크였다. 고객을 유치하자는 목표였다. 그러려면 꾸준히 인터넷뱅크 앱을 접하는 수단이 있어야 했는데 그게 바로 지금 앱테크로 불리는 만보 걷기 미션, 매일 출석 체크 등이었다. 매일 소소한 미션을 완수하면 돈을 받는 재미에 초창기에는 앱 사용이 익숙한 2030세대에서 인기를 끌었다. 

4050세대가 앱테크에 눈을 뜬 건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물가가 치솟자 소액이라도 벌어보자는 수요가 생겼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된다는 이점에 너도나도 시작하는 소액이지만 확실한 용돈벌이가 됐다. 올해 1월 케이뱅크가 시작한 '용돈받기' 가입자 100만명 중 4050세대는 60%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용돈받기는 보험료를 조회하거나 특정 페이지를 방문하면 최대 4000원을 주는 서비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30세대보다 서비스 이용 적응 시간이 더 걸릴 수는 있지만 끈기나 절약 정신은 4050세대가 월등하다"면서 "조금씩 축적해 결과를 낸다는 자세가 4050세대 몸에 배어 있다"고 말했다.

앱테크로 모은 자금은 주로 소액 결제 하는 편의점이나 카페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1년을 꼬박 모아 주식 등의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4050세대도 있다. 만보기 하나의 앱만으로 1년간 벌어들이는 돈은 대략 10만원. B씨는 "매일 운동삼아 걸었을 뿐인데 12만원이 생겼다"면서 "부담 없이 한 주라도 살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4050 겨냥 앱테크 늘어날까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앱테크 주류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50세 이상 고객 한정으로 '50+ 걸어요'를 시작했다. 다른 만보기앱과 마찬가지로 하루 목표 걸음 수를 채우면 최대 6000원의 캐시를 제공한다. 50+ 걸어요는 지난해 11월 출시해 올해 1분기 62만명의 가입자를 달성했다. 

인터넷뱅크들도 중장년 특화 앱테크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인터넷뱅크 관계자는 "40대 이상에서 반응이 좋다는 데이터가 계속 쌓이면 이를 반영한 서비스를 추진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해당 세대의 관심사인 건강과 취미에 관련한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