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 10건 중 3건은 2년 내 해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사들에게 수수료 선지급 기간이 종료되는 3년 이후 유지율은 50%로 뚝 떨어졌다.
금융당국은 보험계약 유지율 개선을 위해 수수료 선지급 위주 영업관행을 바꾼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험판매 채널 중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관련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계약 유지율은 1년(13회차) 87.5%, 2년(25회차) 69.2%로 계약의 30%가 2년내 해지됐다. 2년차 유지율 기준으로 싱가포르(96.5%)와 일본(90.9%), 미국(89.4%) 등 주요국과 비교해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특히 보험상품 판매(계약 체결) 역할을 맡고 있는 설계사들에 대한 수수료 선지급 기간이 종료되는 3년(37회차) 유지율은 50%로 급락했다. 5년(61회차) 유지율은 46.3%에 불과하다.
생명보험은 저금리 시점(2021년)에 가입한 저축성 보험 해지 등으로 3년차 이후부터 방카채널(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유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게 금감원 분석이다.
채널별로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와 GA(법인 영업대리점) 채널은 보험계약 초기(1년) 유지율은 각각 87.7%와 88.3%로 다른 채널보다 높았지만 3년차 이후 50%대로 하락했다. 보험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CM(사이버마케팅)채널은 장기 유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불완전판매비율(불판율)은 개선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불판율은 0.025%로 전년(0.033%)대비 0.008%포인트 나아졌다. 생명보험은 대면채널 불판율(0.051%)이 비대면채널(0.047%)보다 높았고 손해보험은 비대면채널(0.017%)이 대면채널(0.013%)보다 높았다.
GA채널 불판율은 전속채널과 유사한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생명보험은 자회사형 GA와 일반 GA간 불판율이 큰 차이를 보였다. 생보사 자회사형 GA 불판율은 0.026%를 기록한 반면 그외 대형 GA는 0.077%를 기록했다.
보험사 전속 설계사 정착률(1년)은 52.4%로 전년(47.3%)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로 대면교육의 활성화와 정착률 KPI(성과지표) 반영 등의 영향으로 생·손보 모두 전년보다 각각 9.3%포인트, 2.7%포인트 올랐다.
금감원은 단기 보험계약 유지율과 불완전판매비율, 설계사 정착률이 전년보다 개선되는 등 판매채널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초기 뿐 아니라 3년 이상 장기 유지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높은 수수료를 선지급하는 영업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선지급 수수료 지급 한도를 부여하고 다년간 분할 지급하는 유지·관리 수수료를 도입해 보험계약 유지율 개선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판매수수료 최종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유지율이 미흡한 보험사에 대해선 낮은 유지율에 대한 원인분석과 유지율 개선계획을 징구하고, 유지율을 보험사 감독·검사의 주요 관리 지표로 설정해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방카채널에서 보장성보험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방카슈랑스 규제(판매비율 25%→33% 이상)가 완화된다. 이로 인해 방카채널 경쟁이 심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금감원은 제휴 보험사별 판매비중 공시 신설, 상품 비교·설명의무 강화 등 방카채널에 대한 영업행위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